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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남미, 쿠바

[쿠바] 아바나 Havana 4일차 - 떠나는 날 아침 + 짧은 쿠바 여행 후기와 현실

by 브리초이스 2022. 6. 19.

 

4일차라고는 하지만 이날 오전 비행기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김없이 일출을 보고 짐 정리해서는 바로 공항으로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떠나는 우리 마음을 아는지 흐렸던 이날 아침. 사실 토론토 - 아바나 직항 에어캐나다를 타고 왔으면 마이애미는 들를 필요도 없이 아바나에서만 4박 5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미리 표를 사두지 않아서 경유를 하는 바람에 아바나에서는 4일 밖에 지내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어어엄청 아쉽지는 않았던 이유가, 

 

 

1. 나름 편하게 잘 지냈던 에어비앤비였지만, 확실히 수도시설 때문에 수압도 약하고 수질도 걱정되어 생수를 사서 연명하며 지내는 게 불편하긴 했다. 심지어 세수를 할 때도 마지막은 생수로 헹궈냈다. 

 

 

 

2. 아바나라는 도시는 분명 낭만적이고 이 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있지만, 쿠바 내 다른 도시를 여행하지 않는 이상 꽉 찬 3일을 보내고 나니 아바나에서는 3일이 딱 좋았다라는 생각이 들긴 함. 더 길게 있었으면 지루했을 것 같기도 하다.  

 

 

 

3. 아무래도 불안한 식수와 음식.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수도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꼭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하고, 이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씻어서 주는 과일이나 과일주스 자체도 불안했다. 과일 주스에 얼음이 들어가 있는데, 레스토랑에서 굳이 생수를 사서 얼음을 얼리겠는가? 수돗물로 만든 거겠지... 불안해서 배탈약을 사갔는데 다행히 우리 둘다 뭘 먹고 탈이 난 적은 없었다만... 아무래도 오래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나라는 아닌 거 같았다. 

 

 

 

4. 불안한 걸 떠나서 솔직히 너무 맛이 없던 쿠바 음식. 해외에서 조미료나 다양한 음식 문화를 들여오지 못해서일까? 아님 그냥 이나라 사람들은 요리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는 걸까? 여행에서 얻는 기쁨 중 하나가 바로 먹는 즐거움인데, 오히려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정도로 먹고 싶은 음식이 없었다... 위생 유무를 떠나서 그냥 맛있질 않으니까... 토론토에 돌아오자 마자 다운타운에서 태국 음식점 가서 저녁 사먹고 나니 며칠만에 드디어 뭔가 제대로 음식을 먹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5. 아무렇게나 길거리에 여있던 쓰레기와 아무도 치우지 않던 개똥. 우리가 있는 동안 (11월 말) 날씨가 30도 이상으로 굉장히 더웠는데 길거리마다 쓰레기 수거함에 쓰레기가 엉망으로 꽉 차있었다. 어느 기사에서 읽어보니, 이곳에서는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분리하지 않는다고... 그래서인지 어디를 걸어다니던 은은하게 퍼져오는 쓰레기 냄새를 마주하게 된다. 쓰레기 뿐만이겠는가... 이 쓰레기가 불러오는 벌레와 쓰레기를 먹을지도 모르는 동네 개들은 아무데나 변을 보기 때문에 걸어다닐 땐 꼭 땅을 잘 보고 발을 딛어야 한다. 

 

 

 

6. 어딜가나 이유없이 말을 거는 쿠바인들. 이건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서 물론 싫고 불편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걸어다니다 보면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말을 하루에 수십번씩 들었다. 첫 날은 오래 대화가 이어지기도 했고, 정말 친절한 쿠바인을 만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워낙 이런 인사를 자주 받다보니 형식적으로 대답하고 빨리 피하느라 바빴다. 간혹 한참 쳐다보다 다가와서 말을 거는 쿠바인들도 있었는데, 어떨 땐 초반에 한두 질문을 하고는 대화거리가 떨어져서 난감해하는 모습이 보였음에도 이상하게 우리 주변을 떠나지를 않고 맴돌아서 우리가 결국 자리를 비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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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동행 T가 남자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여자혼자 여행하거나 여자끼리 여행한다면 정말 귀찮고 번거롭고 가끔 조심해야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다고 해서 쿠바인들이 나쁘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굉장히 순수하고 착해서 위험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보니 친구처럼 잘 놀고나니 나중에 집이 정말 가난하다며 숙소까지 따라와서 돈이 필요하다고 졸라대는 경우가 있었다는 글을 보긴 했다. 실제로 우리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아바나에 정착한 프랑스인인데, 우리가 체크인 할 때 쿠바에 대해 설명해주며 다른 에어비앤비나 호스텔에 가게된다면 지갑이나 귀중품을 정말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줬다.

 

 

 

 

 

다녀온지 3년 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쿠바라는 나라가 정말 그립기는 하다. 막상 있을 땐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토론토로 돌아오니 그리운 마음이 더 큰 정말 매력적인 나라.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고 나면 꼭 다시 가보게 될 것 같긴 하다. 그 땐 꼭 에어캐나다 직항으로 타고 다녀오리라 - 

 

 

 

 

 

 

 

 

우연히 발견한 쿠바 관련 기사. 쿠바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듯!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2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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