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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남미, 쿠바

[쿠바] 아바나 Havana 1일차 - 꿈만 꾸던 미지의 세계 쿠바에 오게 되다니!

by 브리초이스 2022. 6. 17.

쿠바라는 나라는 대학생 때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 1999)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 부터 인생 버킷리스트에 올려놓고 살면서 꼭 가볼 나라들 중 하나로 올려 놓은 곳이었다. 그렇게 늘 꿈만 꾸던 곳을 캐나다에, 그것도 토론토에 살게 되면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2018년 생일 여행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아바나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도시 중심부로 택시를 타고 들어가면서 나와 T는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 정신없이 고개를 돌렸다. 쿠바라니! 우리가 쿠바에 도착했다니! 나중에 기회가 생겨서 평양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면 아마 비슷한 기분일 것 같았다. 세상에 많이 공개되지 않은 이 세계에 우리가 들어와볼 수 있게 되다니.






일단 이른 오전 시간에 얼리 체크인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예약해둔 에어비앤비로 바로 들어왔다. 이 건물 앞에서 내려서 택시 기사가 에어비앤비 오너에게 전화를 해주었는데 우리 짐을 다 내려주고도 떠나질 않고 우물쭈물하며 있길래 왜그러나... 했더니 팁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처음이라 얼마를 줘야할 지 몰라서 아마 10% 미만으로 줬던 것 같은데, 나중에 찾아보고 너무 적게 준 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ㅠㅠ


아무튼 첨엔 이 건물 앞에 도착해서 헉! 다 쓰러져 가는 것 같은데... 괜찮으려나...? 하는 걱정이 되었는데, 며칠 돌아다녀 보니 여기는 아바나 내에서 정말 고급 고층빌딩 수준이었다ㅎㅎㅎㅎㅎ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는 마이애미에서 부터 새벽 일찍 이동하느라 피곤했던터라 아주 짧은 낮잠을 잤고(아마 30분?), 숙소 근처에서 간단하게 브런치를 먹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추천해준 곳으로 깔끔하긴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곳 물가를 생각했을 때 비싼감은 있었다. 

 

 

 

 

 

 

 

환전을 하기 위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오비스포 거리(Calle Obispo)로 향했다. 막 도착했기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정말 신기했다. 그래도 이 거리가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거리라서 완전 로컬같은 분위기라기 보다는 여행자들을 위한 거리였기 때문에 힙한 카페나 레스토랑도 많았고 여행자도 많았다. 일단 이 지역 레스토랑 가격은 아바나 물가에 비해 훨씬 비싸다.





 

이 근처에서 환전을 했던 것 같다. 쿠바를 가면 거리에서 와이파이가 없는 건 물론이고, 이 때는 유심도 사기 전이라 미리 핸드폰에 다운받아둔 지도만 의지해서 찾아갔는데, 이 근처에서 길을 헤매느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했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술집이라는 La Florida(En el Fliridita). 걸어다니다 보면 밖에서부터 눈에 띄게 관광객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부도 굉장히 붐볐는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정말 많았다.






실내에서는 연주자들이 쿠바 음악을 연주 중이었고, 때마침 바텐더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어서 나도 이틈을 타 사진을 찍어뒀다. 이 라 플로리다가 워낙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다보니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실제 바텐더가 아니라 나라에 소속 된 공무원들이라고 한다. 나는 술을 마시기 않아서 그냥 구경만 했고, T는 다이퀴리(Daiquiri)를 사 마셨다. 사실 워낙 앉아있는 손님도 많고 실내를 걸어다니는 관광객들도 많아서 겨우 바에 가서 주문을 했다.






유명한 O Reilly 오 랠리 거리.






아바나 대 성당

아바나 대성당으로 가는 길, 아바나 대성당 광장 풍경, 광장 왼쪽에 위치 해 있던 규모가 큰 레스토랑. 날이 많이 더워서 우리도 여기에 앉아 간단하게 모히또와 레몬에이드? 같은 걸 사마셨다. 전날 마이애미에서 오긴 했지만, 이 때 토론토는 한 겨울이었던 터라 정말 적응 안되던 더위ㅎㅎㅎ





거리는 엉망으로 지저분하고, 공사중인 곳은 걸어다니기 위험할 정도로 구분이 안되고, 오래된 건물들은 하나같이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부서져 있었다. 게다가 주인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개들과 그 개들이 자유롭게 거리를 화장실 삼아 쓰느라 어디를 가나 개똥냄새에 쓰레기 냄새가 넘쳐났다. 그래도 이 모든 게 좋았다. 우리는 쿠바에 와 있으니까!







도시 전체가 낡고 지저분하고 허물어져가지만, 이 곳에도 아이들을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놀이터는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고 기진맥진해서 도착한 우리 에어비앤비 숙소. 아바나 물가에 비해서는 많이 비싼 편이었지만 이 뷰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고, 여기서 머물며 아침, 저녁, 밤으로 감동적으로 아름답던 바깥 풍경을 실컷 볼 수 있었기에 결론적으론 대만족이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검색해서 찾은 숙소라 유난히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낮에 깨끗하고 비싼 편인 레스토랑에서 브런치와 점심을 해결했지만, 우리는 전혀 만족하질 못했다 ㅠㅠ 워낙 수도 시설도 불안하고 위생도 불안해서 굳이 좋은 곳에 찾아간다고 해서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날이 어두워지니 숙소 근처엔 딱히 먹을만한 곳도 없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우연히 동네 현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먹던 피자 (구멍)가게를 발견했다.






물론 말이 통할리가 없다ㅎㅎㅎ 우리는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고, 상대방은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는다. 현지인들만 찾는 곳이라 영어 메뉴도 없어서 대충 알아서 주문을 했고, 음료도 대충 주문했는데 너무 상큼하고 맛있는 음료였다! 피자는 반죽에 소스 조금, 치즈만 올라가 있었지만 아바나에서 이 정도로만 나와도 완전 성공이라며 둘이 나눠서 맛있게 먹었다.






이날 밤 캄캄한 거리를 둘이 걸어다니니, 도움이 필요해? 라며 영어로 말을 걸며 따라오는 쿠바 남자가 있어서 사실 우리는 처음에는 살짝 경계를 했었다. 외국인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이 거리에서, 불도 제대로 켜 있지 않은 캄캄한 길에 현지인들 사이였고, 도착 첫날이라 이 도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경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왔다고 하자 자기 친구가 몬트리올에서 공부 중이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본인이 하는 일, 가족들, 우리가 사 먹은 피자가게 이야기 등 결국 서서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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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일이라 자세한 건 기억이 안나지만,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며 길도 안내해주고 이런저런 정보를 공유해준 게 고마워서 우리가 사례를 하겠다고 하니 고개를 저으며 절대 받지 않았다. 우리는 당연히 사례를 원해서 계속 따라다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순전히 본인이 영어를 할 수 있고, 외국인이라고는 없는 동네에 우리 둘이 정처없이 걸어다니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가난한 나라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금전적인 걸 원한다고 생각한 우리 생각이 틀린거였다. 더 좋은 옷을 입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이 먼 곳까지 여행을 온 외국인들을 봐도 전혀 시기하거나 뭔가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에게 무관심 한 것 같았다.



무관심이라고는 해도 우루과이에서 느꼈던 뭔가 불편한 무관심이 아니라, 이 나라 사람들은 그냥 세상 밖이 어떻든 본인들이 가진 삶 그대로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이날 알게 되었다.



 

 

 

 

2022.06.18 - [데브리의 여행기/남미, 쿠바] - [쿠바] 아바나 Havana 2일차 - 다시 찾은 올드 타운, 모로성, 말레콘, 아바나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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