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몬트리올 여행기를 올릴 때 생각났던 곳인데, 어디었나 기억이 안 나서 구글맵에서 한참을 뒤져보고도 못 찾아서 포기하고 있다가 묵혀있던 사진첩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곳. 최근에 맥북 Photos랑 연동을 했더니, 맥북에만 있던 사진이 아이폰으로 넘어왔나 보다. 아무튼,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토론토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전에 몬트리올에 도착하느라 속이 불편했는데 이곳에서의 첫끼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14 Rue de la Gauchetiere E, Montreal, QCd
위치는 몬트리올 차이나타운에 위치하고는 있는데, 큰 식당이 많은 메인 스트릿이 아닌 건너편 조용한 스트릿에 있던 곳. 큰 차이니즈 레스토랑들 놔두고 왜 굳이 여길 찾아갔을까 모르겠지만, 그냥 구글맵으로 검색했는데, 뭔가 사진만 봐도 숨은 찐 맛집 분위기를 팍팍 풍기길래 가봤다.
처음 가본 몬트리올 차이나타운. 토론토와는 비교가 안되게 규모는 작았지만, 갈때마다 홈리스에 가끔 소리 지르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토론토 차이나타운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였다. 몬트리올엔 몇 없는 코리안 레스토랑도 이 라인에 몇몇 몰려있다.
많이 가는 메인 차이나타운 거리는 아니고, 이렇게 좁은 골목에 있는 빨간 등이 달린 오른쪽 조그만 가게. 다시봐도 내가 몬트리올 첫 끼로 이곳을 골랐다는 게 참 신기하다.
토론토에서는 워낙 아시안 음식이 다양하기도 하고, 중국음식은 잘 모르기도 하고, 차이나타운은 사실 약간 지저분할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굳이 찾아가서 먹지는 않는데, 몬트리올 차이나타운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른 아침 시간이라 아시안 음식이 먹고 싶었다.
구글에서 가져온 내부 사진들
Authentic(정통인, 찐인 거 같은 그런 느낌)한 분위기가 막 풍기는 이곳 실내. 메뉴를 봐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벽에 붙은 사진을 보고 주문했다. 웬만한 음식은 다 10불 미만이었던 것 같다. 홍콩 아직 못 가봤지만, 뭔가 홍콩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곳 같은 그런 느낌.
음식 주문 기다리는 동안 쟈스민 차 마시며 이렇게 햇볕 받으며 앉아있는데, 여기 뭔가 너무 좋았다.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조용하기도 했고, 몬트리올인지 중국 현지인지 모를 이 분위기... 적당하게 낡은 테이블이랑 의자도 너무 정감 가고, 평소에 차이니즈 레스토랑은 사실 좀 꺼리기도 하는 편인데 왠지 모르게 여기는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기다렸다가 받은 음식을 보고 사실 살짝 실망을 했다. 아무리 10불도 안되는 누들이라고 해도, 이거 뭔가 심플해도 너무 심플하고 소스도 부족하고...? 뭘 만들다 만 것 같은 면요리였지만, 일단 한번 먹어봤다.
근데 이거 보기와는 다르게 너무 맛있는거다! 면도 딱 알맞은 굵기에 아마 손으로 빼낸 것 같았고, 무슨 소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비벼먹기에 딱 알맞은 양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상하이 스타일 누들이라고 하던데... 토론토에서는 먹어본 적이 없는 스타일의 누들. 이게 뭐라고 이후에도 가끔 생각이 나서 다음에 몬트리올에 가게 되면 꼭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주문한 차이니즈 브로컬리도 잘 못하는 곳에 가면 약간 기름지거나 너무 익혀서 맛이 없는데, 여기는 딱 맛있게 익혀지고 간도 심심한 듯 제대로 맞아서 같이 주문한 누들이랑 먹기 너무 좋았다. 아무래도 셰프님이 정말 요리 고수 셰프님이었던 것 같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첫 끼로 속이 편한 음식도 맛있게 잘 먹고 나니 그제서야 기운이 좀 돌아서 잘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를 받았다. 음식값이 저렴하기도 했지만, 너무 맛도 있고 만족스러워서 팁도 넉넉하게 남겨두고 나왔다. 토론토 돌아오고도 많이 생각났던 이곳.
몬트리올은 워낙 음식이 맛있어서 먹을 게 많지만, 혹시 차이니즈가 먹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세요 :)
* 몬트리올 추천 맛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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