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낮시간은 혼자서 올드 몬트리올과 다운타운, 게이타운을 오가며 둘러봤고, 3시쯤 호텔로 돌아가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쉬는 시간이 아깝기는 했지만 이날 낮이 좀 더운 편이어서 해가 어느정도 지고나서 나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저녁은 분위기 있는 괜찮은 곳에서 먹고 싶어서 내가 미리 레스토랑을 찾아봤어야 했는데... 금요일이라 가고싶은 곳은 예약이 안되고, 다른 선택권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찾아보기만 하다가 결국 일단 그냥 걸어다녀보기로.
그래도 이 올드포트 근처가 올드몬트리올 쪽보다 레스토랑이 더 많았던 기억이 있어서 걸어다녀보기로 했는데, 제 시간에 꼭 식사를 해야하고 메뉴 선택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랑 같이 저녁을 먹어야해서ㅎㅎㅎ 더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다.
체감상으론 관광객이 참 많은 느낌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여전히 좀 썰렁해보이네. 그래도 이때가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말이다.
우리가 레스토랑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인 '나이 지긋한 손님이 많은가?'에 합격한 이 곳ㅎㅎㅎ 왜냐면 나이들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더 예민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음식 맛도 괜찮고 서비스도 괜찮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을거라는 우리의 추측? 그리고 보통 토론토에선 보통 이 추측이 잘 들어맞았기 때문에?ㅎㅎㅎ
빠에야 비슷한 게 맛있어 보였는데 1인분으로 시키기엔 가격이 좀 비싸서 그냥 해산물 파스타로 시켰다. 솔직히 나는 썩 만족하는 맛은 아니었는데 까다롭게 굴기 싫어서 그냥 '응 맛있다 이거~' 하며 먹었는데, 이거 먹고 이날 자기 직전까지 몸에 알러지가 올라와서 너무 힘들었다 ㅠㅠ 원래 알러지 같은 거 하나도 없는 사람인데, 몇년 전부터 덜 익거나 신선하지 않은 새우를 먹으면 금방 몸이 가려워진다. 가끔 입술이 퉁퉁 붓기도...
이 파스타를 먹고 바로 알러지 반응이 있었다는 건, 여기 들어간 새우가 덜 익었거나, 해산물 전체가 신선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
저녁을 먹고 유원지 기분이 나는 올드포트 물가 쪽을 둘러봤다. 여자들은 보통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는 걸 좋아하는데, 남자들은 역시 뭔가 몸을 움직이는 액티비티를 해야 좋아하는 듯. 첨엔 이 관람차?를 타고 싶어했는데 그 앞까지 가서는 오리배(는 아니지만 오리배처럼 발로 움직여야 가는 보트)를 타고 싶어해서 순순히 오케이했다. 이날 호텔 체크인하고 룸에서 보이는 뷰가 맘에 안든다고 이미 한번 불평을 했던터라 이날 레스토랑부터 해서 저녁 일정은 뭐든 순순히 하자는대로 해주기로 이미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왠지 물도 튈거 같고 저녁시간이라 모기나 나방같은 벌레도 달려들 것 같아서 사실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이런 오리배를 타본 건 어릴 때 부모님이 태워준 거 이후론 처음인 것 같다.
30분과 한시간짜리가 있었는데 내가 당연히 30분짜리로 골랐고, 충분히 오래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발로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물 위에 떠있던 오리들도 따라가보고 강 반대쪽도 가보고, 가만히 멈춰서 우리 머리위로 짚라인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보트에 타있는 동안 몸이 가려운 게 점점 더 심해져서 내려서는 팝콘만 하나 사먹고 그대로 걸어서 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해가 늦게져서 몰랐는데 이미 이때가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난 밤에 수영장이 문을 닫기 전에 물에 들어갔다가 잠에 들고 싶었는데 V가 피곤해해서 넷플릭스로 Stranger Things를 보다 잠에 들었다. 워낙 한 에피소드가 1시간이 넘도록 길어서 하나도 마저 못보고 잠에 골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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