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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미국

[미국/뉴욕] 2016년 2월 여행기

by 브리초이스 2023. 4. 14.

 

이글루스에서 옮기는 글. 1탄은 지워버려서 2탄만 올림 ㅠㅠ

 

 

 


 

 

 

 

 

10시간 일하고 들어온 하루. 침대에서 따뜻한 이불을 어깨에 걸치고(아 토론토는 아직도 쌀쌀한 봄이예요) 글을 시작한다. 늦추고 늦추다 쓰기 싫어질까봐.. 지금은 여기 시간으로 새벽 2시15분... 

 

 

 

 

이튿날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브루클린 브릿지 

역에서 내려 다리가 보이길래 한참을 걸어가다 왼쪽을 보니 또다른 다리가 하나 더 있다... 제대로 걷고 있는 건지를 몰라 어리둥절 하다가 구글로 검색해보니 우리 옆으로 보이는 그 곳이 바로 브룩클린 브릿지. 왔던길을 다시 되돌아가서 간단히 점심도 사먹고 길에 나와있는 경찰에게도 물어보고 제대로 확인 한 후, 다리를 걷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관광객이 얼마나 많던지... 그래도 전날 흐렸던 날씨와는 다르게 너무 화창했던터라 아 행복해- 하며 길가는 커플, 관광객... 나중엔 그냥 젊은애들은 죄다 붙잡고 우리사진을 부탁했다. 마천루.... 라고 하나? (몇년만에 떠올려보는 단어인지;;) 다리에서 보이는 뉴욕이 너무 멋있었다. 

 

 

 

 

 

 

다리에서 내려 차이나타운을 지나, 소호에 도착

 

남자친구는 supreme, 난 marc jacobs를 가겠다고 이곳으로 왔다. 굳이 이 브랜드들때문이 아니라도 도착전날 가장 가보고싶은 곳을 물어오는 남자친구에게 타임스퀘어도, 자유의 여신상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도 아닌 소호를 외쳤었다. 한국에서 뉴욕 여행책을 볼 때 마다 다들 그렇게 예찬하던 소호! 책으로 상상했던 거리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자유로워보였다. 의류브랜드야 캐나다에도 거의 다 있는 브랜드들이라 새로울 게 없었고, 곳곳에 있는 카페며 레스토랑, 특히 거리를 걸어다니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이 너무 좋던 뉴욕커들이 이 거리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만 같았다. 

 

 

 

supreme엔 생각보다 볼만한 게 없었고, marc jacobs는 공사중. 우리 이제 어디가지? 하다가 그냥 구석구석을 걸어다녔는데 이렇게 아기자기한 북스토어를 발견했다!!!!! 뭔가 런던거리에 있을 법한(런던 근처도 가본적 없음;; 하하) 이 분위기!!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이 곳, 거기다 Independent Booksellers 라니!!! 다른 곳들처럼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가고나면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아서 책에 관심없는 남자친구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섰다. 

 

 

 

 

 

 

일본 작가였나, 그냥 일본에 관한 이야기였나.. 기억은 안나지만 책표지가 귀여워서. 이때쯤 나는 이미 남자친구는 버려둔채, 눈에 불을 켜고 입으론 오마이갓 오마이갓을 외치며 혼자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언젠가 내 집을 가지게 되면 거실을 이렇게 해놓으면 좋겠다 싶어 찍어둔 사진. 스마트폰 세대가 다 그렇듯, 시간만 나면 아이폰만 들여다 보느라..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에 유튜브만 돌아가며 보며 시간을 보내느라 나도 몇달씩 책없이 지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없어지지 않았으면... 전자책이 점점 더 보편화 된다 하더라도 출판되는 책들을 찾는 사람들이 줄지 않았으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거실에서 남편과 아이들과 모여앉아 다같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 내가 꿈꾸는 결혼생활 중 하나이다.

  

 

 

 

 

 

여긴 그냥 랜덤 길. 소호를 떠나며

 

 

 

 

 

 

뉴욕 지하철은 참 오래됐다. 웬만한 곳은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으니 좋기는 한데, 두사람이 겨우 통과하는 이 좁은 지하철역 입구를 보니 미드의 한장면 같이 분위기 있어 보이기도 하다가,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겐 얼마나 불편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쉑쉑버거. 주변에 뉴욕 다녀온 사람들이 다 쉑쉑버거 쉑쉑버거 하길래 그래 나도 한번 먹어보자 하며 찾아간 곳. 줄이 길어 10분쯤 기다리다가 버거하나에 쉐이크 하나씩, 나눠먹을 포테이토 하나만 샀는데 생각보다 버거가 너무 작았다. 하나 더 사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며 쉐이크를 마시다보니 절로 배가 불러짐ㅎㅎㅎㅎ 쉐이크 맛있게 마시라고 버거가 이렇게 작은건가?ㅎㅎ 남자친구는 이것도 맛있지만 모스버거가 더 좋댄다. 음... 난 둘다 좋아 하하

 

 

 

 

 

 

오후가 되고 그늘아래를 돌아다니다보니 또 쌀쌀해져서.. 찬바람 맞으며 걸어다니느라 고생했는데, 우연히 지나치다 MoMA 미술관을 발견했다. 현대카드로 무료 입장이 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3-4년 전의 정보라 확실하진 않다) 들어갈 시간은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며 바라보기만... 예전 도쿄출장을 갔을 때 오모테산도에 있던 moma design shop에서 친구들의 선물을 샀었다. 한국에 돌아와보니 그 중 몇몇은 교보 안에서도 팔기는 하더라만.. 그 때 그 새로운 아이디어로 넘치던 디자인제품을을 보고 엄청 흥분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눈앞에 그 MoMA를 두고도 발길을 돌려야했다.... 곧 다시 가겠지 뉴욕... 가까우니깐....... 그때 꼭 샅샅이 둘러보자.

 

 

 

 

 

그렇게 모마 뮤지엄을 뒤로하고 우리가 (아니 실은 남자친구만...) 그토록 노래를 불렀던 곳이 바로 여기... 'THE HALAL GUYS'..... 뉴욕에 도착해서 치킨온더라이스...? 였나? 푸드트럭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음식인데, 이걸 발견하고는 이틀동안 세번이나 이걸로 끼니를 떼웠다.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매일 사먹었다며 다시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이틀내내 들떠있는게 귀여워서, 요즘 가장 유명하다는 HALAL GUYS를 찾아 이곳까지 따라와줬다. 정말 유명하기는 유명한지 근처 푸드트럭들은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여기만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 

 

 

 

 

 

사진으로 보자면 이게 뭔가... 싶은ㅎㅎㅎ 정말 별거아닌 치킨온더라이스. 맛있긴 하더라. 공항가서 먹자고 사러간건데.... 나중에 공항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진짜..... 이거라도 사들고 공항으로 간게 천만다행이었다.

 

 

 

 

 

 

마지막인데 다시한번 봐두라길래 사진으로 남긴 타임스퀘어쪽 풍경. 뉴욕이 아쉽다기보단 우리의 짧은 여행이 끝나가는 게 너무 아쉽고 속상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토론토로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던 우리의 착각아닌 착각. 스노우스톰으로 비행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JFK공항에서 알게된다. 이날 밤에 토론토에 도착해서 쉬고, 다음날 하루종일 마무리지을 일들이 산더미에, 토론토에서의 바쁜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잘 보낼지만 생각하고 있던 남자친구에게도, 남자친구를 걱정하던 나에게도 비행취소란 정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뉴욕에서 하루 더 묵지 뭐. 어쨌든 비행이 취소되었으니 가까운 호텔룸이라도 잡아주겠거니.. 했던 건 우리의 또다른 착각이었다. 다른 에어라인들도 그런건지 아메리칸에어라인만 그런건지.. 기상악화로 인한 비행취소는 본인들의 잘못이 아니라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더군다가 다음 비행도 취소될 지도 모르지만 일단 가장빠른 스케줄이 다음날 아침 9시라고... (우리의 원래 비행스케줄은 이날 저녁7시였다.....) 그것도 JFK가 아닌 LaGuardia 공항출발........?????? 그럼 LaGuardia 공항으로 이동하는 경비는 제공해주겠거니... 했는데 이것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어이가 없고 속이 상했지만 서비스 엉망에 일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듯 내가 질문할 때마다 옆 스탭에게 물어보는 아메리칸에어라인 직원에게 얘기해봤자 답도 없어서..... 정신을 가다듬고 우린 미리 사간 치킨온더라이스를 사이좋게 나눠먹으며 분노를 삭혔다ㅎㅎㅎ

 

 

 

아침에 촉박하게 출발하느니 미리 가서 잠이라도 자며 쉬자는 생각에 밤8시쯤 LaGuardia 공항으로 이동을 했는데... 이건 또 무슨 날벼락... 누울 곳은 물론이고 편히 앉을 폭식한 의자조차 없다.... 비행이 취소된 사람들이 쉬거나 아침까지 눈을 붙이 말한 곳은 푸드코트의 딱딱한 의자들뿐....... 아니야. 찾아보면 어딘가 있을거야 라며 구글로 이 공항에 관한 정보를 검색했는데, 백팩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대표적인 최악의 공항들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었다..... 

 

 

 

 

남미여행에서부터 쭉 지쳐있던 남자친구는 불편한 푸드코트에서도 꾸벅꾸벅 잘만 자는데, 다리도 퉁퉁붓고 춥기도 했던 나는 도저히 그곳에서 잘 수가 없었다. 잠든 남자친구를 깨워 손에 내 짐을 쥐어주고 혼자서 윗층 아래층을 몇십분동안 다 둘러보고 누워서 잘 만한 곳을 찾아냈다. 그나마 따뜻하긴 했으나 정말 거지가 따로없었던.....ㅠ.ㅠ 공항직원들이 출입하는 사무실들이 모여있던 곳이었는데 어느 사무실 옆에서 새벽까지 자다가 시큐리티에게 깨워져 쫓겨나기까지.... 가는길도 고생이었지만 오는길은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던 여정이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아메리칸에어라인 절대 타지마세요.. 동방항공보다 더한게 바로 아메리칸에어라인이랍니다..... 항공기 문제로 출발 지연, 비행취소에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기도 했거니와 일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자체도 말그대로 엉망!!

 

 

 

 

그래도 이날 아침 우리 비행스케줄 한시간 전까지만 해도 토론토행은 다 취소였는데, 다행이 우리 스케줄부터는 예정대로 출발이었다. 샤워도 못한 꾀죄죄한 몰골로도 좋다고 둘이서 크로아상에 커피까지 사마시고 사진을 보며 깔깔거리다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다. 고단한 여행때마다 되새기는 말. '더 오래 기억에 남으려고 이런 시련들이 주어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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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엄청난 스노우스톰이 지나갔다는 토론토는 이런모습이었다. 올겨울 가장 눈이 많이 내렸었다는데 토론토에서 그걸 못 겪어봐서 나는 뭔가 아쉬운 마음도 들더라. 아무튼 우리는 정오쯤 무사히 토론토에 도착했고, 남자친구는 쉴틈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행가방부터 사고, 남미에서부터 미뤄둔 세탁에 핸드폰 해지에 짐정리에... 제대로 레스토랑가서 마지막 저녁도 함께 느긋하게 하지 못했다. 나는 집에 들러 낮잠이라도 잤던가... 아님 한숨도 못자고 걱정만 했었던가...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남자친구집으로 가서 세탁을 도와주고, 같이 짐정리를 도와줬던것만 생각난다. 이튼센터에도 들렀다가 일하는 곳에 들러 테이크아웃을 이것저것 해서 남자친구집에서 룸메이트들과 마지막저녁을 같이 먹으며 와인도 한두잔 했던 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제대로 잠을 못잤었구나... 짐정리며 방청소까지 하는 남자친구 옆에서 그대로 골아떨어졌었다. 눈을뜨니 이미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 피곤한 몸으로 잠도 못자고 짐정리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와인한두잔에 그대로 무너져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한 마음에 눈물부터 쏟아졌다. 눈 온 다음날이라 더 쌀쌀했던 그날 아침. 공항으로 바로 간다는 Go버스를 타려고 던다스웨스트에서 무거운 짐을 끌고 한참을 돌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결국 Uber를 타고 공항으로 갔던 일도 있었구나.. 긴장이 풀어졌는지, 공항으로 가는 우버택시 안에서 남자친구는 정신을 못차리고 잠에 빠져들었었다. 

 

 

 

뉴욕 2탄...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남자친구가 떠난 날까지 이어지는구나..... 쓰다가 그날 아침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무튼 짧았던 2일간의 뉴욕이야기는 이렇게 끝! 입니다 :) 

 

 

 

 

 

 

 

 

* 참고로 날씨로 인한 비행 취소에 대한 에어라인 규정이 원래 이렇다고 함. 암튼 난 예전엔 다녀온 여행들은 왜이리 생고생을 하며 다닌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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