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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미국

[미국서부] 2014년 여행후기 (씨애틀,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by 브리초이스 2023. 4. 14.

 

이글루스가 곧 없어질 운명이라, 2014년 고생에 고생을 한 미국서부여행기를 지우기가 아까워서 그대로 가져옴.

 

 

 

 


 

 
 
 
5박6일 이 짧은 기간동안 너무 많은 사건이 있었던 이번 여행... 어디 다녀와서 여행 후기라는 걸 써본 적이 없는 내가, 이번만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 될 것 같아서 글로 남겨본다.
 

 

우선 난 이번여행을 갑자기 결정하게 되었다. 친한 동생이 혼자 라스베가스를 간다는 말에, 혼자가면 심심하니 따라가줘야지 여행경비도 얼마 안든다던데... 라는 생각으로 급하게 결정한 여행이었다. 대신, 여행계획을 짤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나 대신 동생에게 모든 일임권을 넘겨주기로 했다. 신용카드 정보와 여권번호를 주고 나는 떠나기 2-3일 전까지 제대로 된 일정도 묵을 호텔도 몰랐다. 그리고 같이 여행할 두명의 친구가 더 있다는 것도..... 

 

 
여행 전날, 늦게까지 일을하고 다운타운와서 동생이랑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에 집으로 들어와서 그때부터 밀린 빨래를 했다. 가방도 싸놓지 않은 상태에 빨래까지 해서 준비해야했던 거다. 새벽5시부터 9시까지 세탁기와 건조기를 번갈아 돌려가며 짐을 쌌고, 동생은 이번여행을 끝으로 캐나다를 떠날 사람이라 짐정리를 미리 했어야 하는데 늦잠자서 아침9시에 일어나서 짐을 꾸렸다고 한다. 여튼 우린 10시쯤 만나서 버스타러 갔다. 
 
 
동생이 버스표를 잘못 끊은 바람에 우린 각각 다른버스에 타고 씨애틀로 출발했다. 동생이 탄 버스가 20분쯤 더 출발했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씨애틀에서 1시간반을 혼자 기다렸다. 그렇게 5시가 넘어 씨애틀에서 다시 만난 우리는 예약해놓은 호스텔에 도착. 예약한 퀸베드룸에 들어갔는데... 말이 퀸이지 그냥 내방 침대크기의 이층침대가 2개... 우리만 쓰는 방도 아니었던거다... 카운터에 말해서 돈을 더 내고 우린 각각 싱글침대가 있는 방으로 따로 옮겼다. 버스와 호스텔 때문에 약간의 에피소드는 있었지만, 우연히 찾은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에서 만족스런 저녁을 먹고 스페이스 니들을 구경하고, 한참을 걸어다니며 산책한 뒤에 호스텔로 돌아와서 편히 쉬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퍼블릭 마켓을 돌아본 뒤 여유롭게 공항으로 이동.
 

 

 

 

 
라스베가스 도착
 
또다른 일행 한명과 라스베가스 공항에서 만나 버스를 타고 호스텔로 이동했다. 라스베가스에서 웬 호스텔이냐겠지만.. 우리가 도착한 당일은 다음날이 연휴라 평소보다 두배쯤 되는 호텔비로... 첫날만 호스텔에서 지내기로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탔으나.. 내려야 할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서 결국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호스텔이 있다는 다운타운에 돌아왔다.
 
그러는 와중에 같이 간 동생은 비행기에 여권을 두고 내린 걸 깨닫게 되고... 이때부터 우리의 여행은 더 꼬여만 가는데....
 
 
 1시간을 훌쩍 넘게 버스를 더 타고 도착한 다운타운. 배고프고 피곤하고 미친듯이 바람이 부는 라스베가스 다운타운에서 이번에는 호스텔 찾기의 난관... 이름있는 큰 호텔이 아니라 길가다 물어도 다들 모르고,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참을 헤매다가 지나가는 로컬 아저씨한테 10불을 주고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도착해보니 다운타운과도 한참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이 범죄율이 높은 곳이라는 거다... 호스텔도 엄청 허름하고.. 사실 씨애틀에서 호스텔에서 자야한다는 얘길 듣고도 조금 놀랐지만, 여기 호스텔에 비하면 거긴 정말 호텔 수준이었다. 여튼 나머지 일행 한명과 호스텔에서 만나고, 우리 네명은 택시를 타고 스트립으로 향했다. 유명하다는 치즈케익팩토리에 가서 너무나도 완벽한 저녁을 먹고, 대충 호텔을 둘러본 뒤 호스텔로 돌아가서 취침.
 
 
그랜드캐년
 
전날 힘든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새벽 5시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플래닛할리우드 호텔로 향했다. 짐을 다 맡긴 후 그랜드캐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출발. 원래 바람이 그렇게 부는건지, 우리가 갔을 때가 유낙 심했던 건지... 가는 곳곳마다 바람이 너무 심했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으나 피곤했던 우리는 자고 또 자고.. 그렇게 후버댐과 그랜드캐년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다시 돌아오는데... 일정대로라면 8시면 도착해야했었으나 10시가 넘어서 호텔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 체크인을 하고 또 늦은 저녁을 먹으러 스트립을 돌아다니는데... 24시간 하는 레스토랑이 많다고 들었으나 제대로 찾지 못하고 걷고 걸어 아웃백에 겨우 도착. 11시였던가 12시까지만 오픈이었는데, 아직 손님을 받는다고 해서 도착하자마자 주문을 했다. 다들 말도 못할만큼 너무 힘든 상태에서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 취침.
 
 
라스베가스 셋째날. 
 
여권을 분실한 동생은 항공사와 공항으로 몇번이나 연락을 취했지만, 결국 여권은 발견되지 않았고.. 밤 버스를 타고 한국영사관이 있는 LA로 떠나기로 정했다. 예정보다 하루 일찍 떠나는 동생 때문에 섭섭한 상태로 셋째날이 시작. 
일찍 일어나서 아울렛을 가려고 했으나 이틀동안 너무너무 힘든 스케쥴을 소화한 우리... 10시까지 푹 자고 겨우 일어나서 11시가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아울렛으로 향했다. 이것저것 많이 사려고 했던 아울렛에서 나는 고작 선글라스 하나만 사왔고, 라스베가스에 도착하자마자 지퍼가 고장난 백팩과 새 캐리어가 필요했던 동생은 티셔츠 한장만 사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다같이 맛있는 저녁을 먹으려고 했으나... 모든 짐을 챙겨서 LA로 떠나야 하는 동생 때문에 우린 호텔에서 짐 정리를 하고 바로 르베르 쇼를 보러 윈호텔로 향했다. 사실 나까지 괜히 기분이 그래서 쇼를 안보고싶었는데, 보고나니 너무 좋더라. 한시간 반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만큼 정말 너무 좋은 쇼였다. 라스베가스에 갈 때마다 꼭 쇼 하나씩은 보고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쇼를 다 보고 동생과 나는 발리호텔로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쌀쌀한 밤날씨에 길거리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 좋은 라스베가스에 와서 안봐도 되는 이 도시의 뒷모습을 너무 많이 보는구나... 이렇게 동생은 실컷 구경도 못하고 떠나는구나.. 괜히 기분이 참.. 그랬다. 
 
동생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와서 좀 쉬다가 다른 두명의 일행들이 돌아왔길래 같이 나가서 뉴욕뉴욕, MGM 호텔 쪽도 구경하고 3시에 돌아와서 잠이 들었다.
 
 
넷째날.
 
우선 원래 4명이었던 멤버에서, 캘거리로 출발한 일행1과 전날 LA로 떠난 동생을 빼고 나머지 일행 한명과 나, 둘이서 1박을 해야하는 호텔은 플래닛 할리우드에서 한~참 떨어진 호텔이었다. 아침 겸 점심은 유명하다는 샌드위치를 먹고, 각각 캐리어 하나씩 끌고 그 더운 라스베가스 거리를 대낮부터 걷게 되는데... 도착한 후로 너무 힘들고 빠듯했던 일정때문에 정작 구경해야 할 스트립의 메인 호텔들을 제대로 구경하고자, 캐리어를 끌며 그 더위를 이겨가며 호텔들을 구경했다. 내가 예약한 호텔이 아니어서 직접 예약한 일행을 믿고 트래져 아일랜드 호텔까지 가서 체크인을 시도했으나 이게 왠일... 그 이름으로 예약된 사람이 없다는거다. 혹시나 해서 내가 이 호텔 맞는거냐고? 내가 동생한테 들었을 때는 다른 호텔이었던 것 같은데... 라고 하며 확인 메일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우리가 걸어온 방향 정반대에 있는 호텔이었던 거다....... 그 뜨거운 길을 얼마나 힘들게 걸어왔는데....... 할 수 없이 다시 나와서 버스를 타고 이번에야말로 정말 예약된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했다. 두명이서 일박만 하는거라 전날보다는 싼 방으로 예약하긴 했으나.. 방에 들어가보고는 정말 뭐랄까.. 어두컴컴하고 이상한 냄새까지 나서 (알고보니 서랍에 누가 피고 버린 마리화나 꽁초가 들어있더라;;) 다른 방으로 교체하고.. 급하게 쇼핑을 나갔다가 LA에서 새여권을 받은 동생이 토론토행 비행기를 타려고 원래 출국예정지였던 라스베가스로 돌아온다길래 만났다. 우리는 호텔뷔페를 먹고, 클럽을 가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그 동안 샤워도 못하고 LA에 다녀온 동생은 우리 호텔방에서 샤워를 하고 같이 호텔을 나섰다. 또 다시 작별인사로 동생을 보내고.. 우리는 스트립도 마음껏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텍스포함 55불쯤 했던 뷔페도 먹고 신나게 클럽으로 향했다. 
 
여기서 시작된 두번째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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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하다는 encore 호텔의 surrender클럽으로 갔다. 입구부터 동양인은 아예 눈에 띄지도 않았고,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린 후에 입장해보니 야외pool까지 있고 너무 좋은거다! 낯선 환경에 놓여서 그랬던건지... 들어가자마자 한바퀴만 돌아보고, 자 이제 사진 좀 찍어볼까? 라며 들고있던 백을 봤는데... 일단, 열려있다.. 다음으로, 핸드폰이 없어졌다........... 캐나다에서 갈때 아예 로밍도 안해 간거라 잃어버렸어도 전화해서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제로다.. 그때부터 미친듯이 바닥만 보고 내가 걸었던 거리를 쏘다녀봤으나.. 없다... 떨어트린 게 아니라 누가 꺼내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30불이 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기에. 그리고 같이 간 일행도 있었기에.. 내 기분때문에 라스베가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망칠 수는 없었다. 웃는 얼굴로 됐어. 그냥 재밌게 놀다가자며 그때부터 위스키를 주문해서 들이마시며 맘껏 취하고 맘껏 놀다가 왔다. 그리고 새벽3시쯤? 클럽이 문을 닫는 시간에 맞춰 나왔는데 이번에는 같이 있던 일행이 지갑을 잃어버렸댄다... 이번 여행 정말 왜이러니....싶을 정도로 더이상 놀라울 것도 없었다. 같이 호텔 내 lost and found office에 가서 분실물 등록을 하고, 클럽 스텝에게 도움을 구하고, 클럽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으나 결국 우리가 찾는 핸드폰과 지갑은 찾을 수 없었다... 아침에 다시 한번 와보라는 로스트 앤 파운드 사무실 직원의 말에 우리는 일단 택시를 타고 우리가 묶는 호텔로 돌아갔다. 그 시간이 이미 새벽 5,6시... 다음날 12시비행기로 떠나야 했던 우리는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미친듯이 졸음이 쏟아졌으나 샤워하고, 짐을 싸고 아침에 되기를 기다렸다. 졸면 안되니까 앉아있었지만 앉아서도 꾸벅꾸벅 졸다 놀라서 깨기를 반복. 그렇게 몇시간 쯤 버티고 체크아웃을 한 다음 앙코르 호텔로 돌아갔다. 혹시나 하는 일말의 희망과, 그래도 있겠지, 있을거야 라는 긍정적인 기대로 찾아갔으나, 결국 대답은 노였다..... 더이상 손을 써볼 것도 없이 우리는 공항으로 떠나야겠다. 공항으로 가는 내내 말 한마디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지쳐있었다. 라스베가스 여행은 했으나 핸드폰을 잃어버리면서 여행사진까지 몽땅 잃어버린 채로..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우리는 겨우 미뤄뒀던 잠을 잘 수 있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고행길에 가까웠던 서부여행... 
그래도 지나고보니 그때 그 사건들 덕에 두고두고 잊지 못할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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