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2박3일 - 2일차 (2019년 9월)

전날 워낙 하루 종일 돌아다닌 터라 호스텔 침대고 뭐고 불편한 것도 모르고 눕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다. 당시 일 안 하고 매일 공부만 하느라 토론토에선 새벽까지 잠을 잘 못 자던 때였는데, 역시 나는 여행할 땐 워낙 돌아다녀서 어디서든 잠을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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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몬트리올

호스텔에서 조식이 나와서 든든하게 먹고 전날 덜 본 올드 몬트리올로 돌아왔다. 전날 저녁도 몇몇 붐비는 스트릿 빼고는 참 조용했는데, 아침시간에도 역시나 다니는 사람도 적고 거리 자체가 조용했다. 여름휴가철도 끝나고 가을에 단풍 보러 몬트리올 - 퀘벡 여행까지 같이하는 여행객들이 오기도 전 시기라 그랬던 게 아닌가 한다. 아님 원래 몬트리올은 이렇게 조용한가?

유명한 성당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가 본 곳. 이 성당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많이 들어가 봤는데 아무 성당이나 들어가 봐도 어디든 굉장히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올드 몬트리올... 원래 이렇게 조용한가?

이때가 오전 10시 정도였던 것 같은데 정말 거리가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듯 한 레스토랑이 꽤 있었는데 거의 오픈 전이라 이 길을 다니는 사람도 없고, 딱히 운동하러 나온 사람도 많이 없었다.

원래 있던 간판을 뗀 건지, 원래 간판없이 이렇게 있던 건지 모르겠는 건물.

다운타운 내 일식집

카페 찾으러 걸어 다니다 발견한 라멘집. 이 오래된 거리에서 특히나 눈에 띄던 빨간 등이 참 묘한 풍경이었다.

입구가 예뻐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던 소품 가게.

실내는 이런 모습.

하필이면 내가 도착한 전날 오후에 다운타운 전체가 정전이 된 바람에 다음날 런치를 오픈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몬트리올은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해서 꼭 괜찮은 곳에서 런치를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럴 수가 없어서 걸어 다니다 그냥 손님이 많은 곳에서 크로아상을 사 먹었다. 그냥 크로아상도 너무 맛있어서 한입 베어 먹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cortado

크로아상이랑 커피를 같이 사고 싶었는데, 다운타운 정전 문제로 에스프레소 머신 자체를 쓸 수 없는 카페가 많았다;;; 작은 카페들을 돌아다녀봤는데 다들 에스프레소 머신이 오프라고 해서 마지막으로 전날 들린 crew에 왔다가 이곳에서 드립커피가 아닌 에스프레소가 든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점심시간 때쯤이라 이때 마침 전기가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서 마실 수 있어서 너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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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필수로 들려야 할 몬트리올 카페 Crew Collective & Coffee (1920년대에 지어진 빌딩)

공장?

시간은 많고, 가려고 생각해 둔 곳은 많지 않았던 터라 느긋하게 이 강변 공원 같은 곳을 쭉 따라서 걸었다. 햇볕이 강한 날이라 더워서 중간중간 벤치에서 쉬었는데 근처 직장인들이 가볍게 이곳에 와서 혼자 점심을 먹거나 친구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깨끗하고 조용했던 곳.

이번 몬트리올 여행에서 노트르담 성당과 더불어 꼭 보고 싶었던 Habitat 67!

어렸을 때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세계의 건축물을 책으로 많이 접했는데, 이곳에 실제로 와볼 수 있어서 정말 너무 설렜다. 호스텔에서 가깝지도 않았고 자전거로라면 모를까 걸어서 오기에는 먼 거리였는데, 나는 여행할 땐 무조건 걸어 다니는 편이라 구글맵만 켜고 쭉 걸어왔다. 햇볕이 강했는데 걷는 내내 그늘이 거의 없이 땡볕으로만 오랫동안 걷느라 좀 힘들었지만, 도착하자마자 보고 고생한 기억이 싹 사라질 만큼 정말 좋았다.



* habitat67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이곳으로!
https://devleeschoice.tistory.com/30

몬트리올 해비타트67 / habitat67

힘들게 오래 걸었던 탓에 도저히 걸어서 다운타운으로 돌아갈 기운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우버를 타고 올드 몬트리올로 돌아갔다. 저녁엔 오전에 미리 노트르담 성당에 들러 예매해 둔 Aura show가 있었기 때문. 전날 저녁 쇼는 정전으로 인해 취소되어서 이날도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날 오후에 토론토로 돌아가는 기차였기 때문에 이날 못 보면 나는 못 보고 돌아갈 뻔했는데, 다행히 정전 문제가 좀 해결되어서 예정대로 쇼가 진행되었다.

아마 이게 오전에 표 사서 둘러봤을 때 사진인 것 같다. 실제로 보면 정말 눈이 휘둥그레 해 질만큼 아름답다. 어느 곳 하나 대충 만들어진 곳 없이 어디를 둘러봐도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던 성당 내부.

여기서 사진을 수십 장을 찍었다. 몬트리올에 다녀온 친구들 마다 왜 꼭 인스타에 노트르담 성당 사진을 올리나 했는데, 정말 너무 아름답고 뭔가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다. 저녁에 Aura 쇼를 보러 다시 돌아오지만 하나라도 더 눈에 담아두고 싶어서 꼼꼼히 둘러보느라 이 작은 성당에서 한 시간을 넘게 보냈다.

저녁의 노르트담 성당

낮에 이미 한번 봤음에도 저녁에 쇼를 보러 들어오니 또 다른 분위기였다. 쇼 자체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길지 않았던 20-30분 정도 동안 소름이 끼칠 만큼 너무 좋고 괜히 뭉클해져서 보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음악과 함께 정말 잘 짜여진 라이팅 쇼를 봐서 그랬던 것 같다. 쇼가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 촬영은 불법이라 아쉽게도 찍어둔 영상은 없지만, 나중에 토론토에 돌아와서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누가 몰래 찍어둔 영상들이 돌아다녀서, 이 쇼가 생각날 때마다 몇 번이고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노트르담 성당 사진도 많아서 나중에 따로 빼서 따로 포스팅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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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이곳저곳 기웃거려봤는데 첫날에 이어 둘째날도 하루종일 정말 어마어마하게 걸어다녀서 너무 피곤했던 터라 이날은 한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사진은 남아있지 않는데, 전날 갔던 차이나타운 가까이 있던 한식레스토랑이 몇 있어서 그 중에 골라서 들어갔다. 몬트리올 자체에 한국인은 물론 아시안 자체가 많이 없었고 레스토랑 안에 있는 손님들도 다 백인들에 서버는 필리핀 쪽이었던 것 같다. 짬뽕인가 짬뽕밥을 시켰는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정말 먹으면서 피로가 싹 다 풀리는 기분이었고, 식사 후엔 계산대에 사장님으로 보이는 한국분이 계셔서 몇 마디 나눠봤다. 사장님도 한식레스토랑이지만 한국인 손님이 그렇게 까지는 많지 않은 듯 내가 궁금한 눈치셔서 토론토에서 여행와서 들렀고 음식도 너무너무 맛있었다는 얘기를 하며 몬트리올의 한인 커뮤니티나 생활 같은 것들도 여쭤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영어 뿐만 아니라 불어도 능숙하게 해야 살아갈 수 있는 곳이다 보니 한국인이 정말 적기도 하고, 결국 영어권 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2.06.09 - [세상의 모든 맛집/캐나다] - [몬트리올] 현지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한식 맛집 Chez Bong

[몬트리올] 현지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한식 맛집 Chez Bong

호스텔 근처로 들어왔는데 밖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어서, 전날 페스티벌이 있던 곳 바로 근처에서 또 다른 공연을 구경하다 밤이 늦어서 호스텔로 돌아갔다. 첫날엔 간단히 인사만 했던 같은 방에 있던 사람들이랑 몇 마디 더 나눠보고 피곤해서 금세 잠들었다. 정말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 정도까지 주구장창 걸어서 돌아다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