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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일본

[3주간의 일본] 1화. 일본이 너무 가고 싶어서 쓰는 2017년 3주간의 일본 여행기 - 나리타

by 브리초이스 2022. 8. 2.

무려 5년 전에 다녀온 일본 여행기이지만 티스토리를 만들고 나서 여기 여행기란 여행기란 모두 정리해두기로 마음을 먹은터라 이 참에 올려본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만 해도 거의 매년 일본을 다녀왔었는데,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거리가 멀어지니 쉽게 다녀오지를 못한다. 그래도 캐나다에서 일본인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한국에 들를 때 마다 2년 연속으로 일본까지 다녀왔었는데, 그 남자친구와도 헤어지다보니 좀처럼 혼자 그 먼길을 떠날 엄두가 나질 않는다. 2017년 11월이 마지막 방문이었다니...

 

 

 

 

토론토에 너무 오래 살게 되면서 좀 질리기도 하고, 특히 기나긴 코로나를 지나오며 밤 시간에는 집에만 있는 게 익숙해지다보니 밤에도 마음껏 걸어다닐 수 있는 일본이 너무 그립다. 오래 전 도쿄에서 어학연수 할 때는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이동네 저동네를 다녀보며 구경하고 새로운 걸 보느라 바빴는데, 나이가 든 탓도 있고 캐나다는 일본처럼 아기자기한 맛이 없어서 그렇게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딱히 들지 않는다... 요즘 같아선 그냥 다시 일본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래서 올려보는 2017년 11월 3주간의 일본 여행기 🇯🇵

 

 

 

 

 

 

 

나리타공항 츠케멘

 

평일 낮 시간에 나리타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는데, 때마침 도쿄 시나가와 근처에 사는 남자친구는 한국 부산으로 출장이(!) 잡혀있어서 한국에 있었다^^;; 그래서 하룻밤을 어디에서 묵어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공항에서 멀지 않은 나리타시에 사는 친구 M이 본가에서 하루 재워주기로. 일단 점심시간에 도착했기에 공항에서 츠케멘 하나 시켜먹고 공항에서 근무중이던 M이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사시미 에피타이져

 

일이 끝난 M을 만나 M 본가로 들어갔고, 부모님과 인사를 나눈 후 간단하게 짐을 풀고 이 한적한 나리타 시골 동네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레스토랑이라는 곳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 콤보를 시켰는데 에피타이져로 사시미 샐러드가 나왔다는... 사시미가 비싸기로 유명한 토론토에서 온 나로서는 감개무량했던 저녁 식사. 

 

 

 

 

 

 

 

 

메인으로 시킨 바베큐 치킨. 바로 일주일 전에 토론토 - 한국 장거리 비행을 하고, 한국에서 일주일 간 시차적응은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만에 도쿄로 짧은 비행을 해서인지 저녁이 되자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속이 안 좋고, 입맛도 없어서 다 먹지는 못함. 

 

 

 

 

 

 

 

 

나리타에서 나를 재워 준 천사같은 친구 M. 나보다 10살 쯤 어린 친구로 지금은 나의 또 다른 친구 S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듯하다. 이 후로 나와 S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와이프가 된 M과도 자연스레 인연이 멀어져버렸지만 살다보면 또 언젠가 만날 날이 있겠지. 

 

 

 

 

 

 

 

 

 

사진만 찍으면 손을 올리던 귀여운 M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본가가 예전에 지어진 집이다보니 샤워하기 불편할거라며 갑자기 밤에 근처 대중 목욕탕을 가자는 M.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라도 함께 대중 목욕탕을 가본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나는 좀 당황했지만, 친구 부모님도 그 쪽이 더 편할거라며 다녀오라고 하셔서 M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난생 처음으로 일본의 온천식 대중 목욕탕에 다녀왔다.

 

 

온천이야 다녀봤지만 이런 목욕탕은 처음 가봤는데, 굉장히 규모가 컸고, 입구에 들어가니 간단한 음식도 팔고 있어서 신기했다. 작은 노천탕도 있어서 친구와 둘이 앉아서 피로도 풀고 수다도 떨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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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했던 건 한국은 목욕탕에서 어차피 벗은 거 막(?) 돌아다니는데 일본에선 목욕탕 안에서 자기 자리에 앉아 씻고 실내탕이나 노천탕으로 이동할 때 큰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이동을 하는거다. 첨엔 부끄러운 소수의 사람들만 그렇게 이동하는 건지 알고 난 당당하게 가리지 않고 이동했는데, 그 모습을 본 일본인 친구가 일본에선 수건을 가리고 이동한다고 살짝 귀뜸해줘서 알았다는ㅎㅎㅎㅎㅎㅎㅎ 

 

 

 

 

 

 

 

 

다음 날 일어났더니 M의 어머니는 이미 일하러 나가셨고, M이 둘이서 맥모닝을 먹으러 나가자고 해서 아침부터 맥도날드에 갔다. 사실 한국인이 아닌 이상 다 반말하고 나이 상관없이 친구로 지내기 때문에 크게 나이차를 느끼지는 않는 편인데, 맥모닝에서 '아 맞다 M이 나보다 열살이나 어렸지^^;;' 라는 걸 새삼 느꼈다. 아침부터 설탕 시럽에서 굴러다니는 미니 도넛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M과 블랙커피 한잔으로 충분했던 나. 

 

 

 

 

 

 

 

 

다음날 아침 나를 지켜보던 고양이

 

 

그렇게 맥모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친구는 오전 늦게 출근을 해야해서 준비를 하고 떠났다. 어차피 다시 도쿄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곧 재회할거라 아쉬운 마음은 없었는데, 집에 은퇴하신 친구 M의 아버님이 계셔서^^;;; 어색하게 둘이 집에 남아있는 게 좀 불편할까봐 걱정이 되긴 했다. 친구 말로는 아버지는 오전내내 혼자 티비를 보거나 산책을 나가실테니 일부러 가서 대화를 나누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며, 혼자 문 닫고 이 방에서 잘 쉬다가 기차 탈 시간이 되면 타고 도쿄로 가라고 알려줬다ㅎㅎㅎㅎㅎ 

 

 

그래서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사와서 해결을 했고, 선물로 사간 호두, 아몬드 율무차와 립밤 같은 걸 테이블에 올려 놓고는 고양이와 눈싸움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 남자친구 퇴근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기차를 타러 나갔다.

 

 

감사히 하룻밤 잘 묵었다고 M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기 전에 전날 밤 덮고 잤던 이부자리는 당연히 정리를 해서 한쪽에 모아뒀고, 점심을 먹고 나온 쓰레기는 그대로 봉지에 담아뒀다가 역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나중에 M 말로는 내가 깨끗히 방을 정리하고 점심먹은 쓰레기도 놔두지 않고 들고 나갔더라며 아버지께서 엄청 칭찬을 하셨다고^^;;; 당연한 걸 했을 뿐인데, M이 어리다보니 가끔 묵으러 오는 M의 친구들도 어려서 그런 에티켓은 여태 없었던걸까?ㅎㅎㅎㅎㅎ

 

 

 

 

오랜만에 글을 쓰며 M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내가 나리타로 입국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루 묵을 곳이 필요하면 당연히 우리집에서 자고 가라고 얘기해줬던 천사같은 M 🥺

 

 

 

 

 

 

 

일본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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