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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한국

팬데믹에 토론토 - 한국 다녀온 이야기

by 브리초이스 2021. 8. 24.



그냥 작년 12월 - 2월 두 달 정도 한국에 다녀온 거라 여행기는 아니지만, 언제 또 이런 팬데믹 상황에 힘들게 이동하고 격리하고 PCR 검사받고 등을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기록용으로 남겨보기로 했다. 나는 이미 5월, 7월 두 번에 이어 두 번 다 화이자를 맞고 백신 접종을 끝낸 상황이라 이제 다시 한국에 가도 격리는 면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매년 일년에 한 번은 꼭 한국에 가서 한 달쯤 쉬고 오는 편인데 코로나로 2019년 2-3월 이후로 처음 다녀왔다.



1년 9개월만?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캐나다도 한국도 확진자가 많은 편이었고, 사람들이 다 조심하고 코로나에 걸린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클 때라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 어차피 토론토는 한겨울이 시작되기 시작해서 어차피 갈 곳도 없이 집에서만 다들 지내는 생활이었고, 무엇보다 멀리사는 것도 미안한데 일 년 넘게 부모님께 얼굴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도 맘이 쓰여서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

아마 당시 불필요한 해외여행이 금지? 되었던 시기였는데 12월중순이라 그런지 의외로 공항이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9월에 벤쿠버에 다녀오며 이미 코로나로 공항이 얼마나 조용한지를 봤었기에 이렇게 붐빌 거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다.





한국 도착


원래 목이 약한 편이라 건조한 비행기 안에서 가끔 마스크를 쓰기도 했었기에, 비행내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게 살짝 걱정되기도 하고, 기내 화장실을 쓸 때도 정말 조심하고 손이 닿는 곳마다 세정제로 손을 소독하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드디어 인천공항!

이때부터 정말 오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빨리 비행기에서 내려서 일찍 나온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이 줄어드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소요되었다.






여기서 앱을 다운받고, 질문에 답하고,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그런 것들을 했던 것 같다. 코로나 첫 해라 공항 직원들도 많이 익숙하지가 않았는지 우왕좌왕하고, 사람들도 여기서 뭘 해야 하는 지를 몰라 우르르 모여서 줄도 제대로 서지 않는 등 혼잡했던 곳.






일대일 심사

이곳에서 자가격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머물 곳 (나는 부모님 집)에 전화해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아마 이곳에서 이렇게 심사를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두번째 심사

여기선 뭘 했었더라?







광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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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격리하지 않는 경우 인천공항에서 지정해 준 리무진이나 방역 택시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하여 KTX를 타야 했다. 이렇게 가는 곳마다 경찰? 혹은 직원분? 이 계셨고, 해외 입국자들이 일반인(?)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동선과 이동 절차가 정말 세밀하게 잘 짜여있었다. 확진자가 많아지고 있었음에도 이런 제대로 된 절차를 찾아볼 수 없었던 캐나다에서 지내는 터라 이런 부분들에서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첫 코로나 검사

도착한 다음 날 아침 감사하게도 집으로 차까지 보내주셔서 타고 보건소로 이동. 이런 검사시설이 잘 되어있는 걸 보고 다시한번 역시 한국! 이라며 놀랐다. 캐네디언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친구도 대단하다며 신기해했다.





 

격리 구호물품

한창 화제가 되었던 한국의 자가격리 구호물품. 막상 마트에 가서 사면 얼마 안 하겠지만, 이렇게 골고루 생각해서 넣어주셨다는 거에 감동이고 내가 격리한 곳의 경우 직접 공무원 분이 집까지 들고 와 주셨다. 자가격리를 해서 방역에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는 편지까지 들어있었다 감동.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 또 받아야 했던 PCR 검사

봐도봐도 신기한 이 비닐장갑?

내가 출국하기 즈음해서 캐나다에서도 입국 시 PCR 검사 결과를 무조건 가져와야 하는 걸로 갑자기 룰이 바뀌어서 PCR 검사가 15-20만 원 정도 하던 때였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로 돌아온 친구는 18만 원 정도 내고 검사를 받았는데, 나는 폭풍 검색을 해서 영문 진단서까지 해서 2만 원에 해결되는 병원을 찾아냈다!





깔끔했던 내부

이렇게 영수증을 받고 건물 밖에서 기다렸다가 순서가 되면 들어가서 검사를 받았다. 첫 번째 코로나 검사가 생각보다 아팠던 터라 걱정했는데 두 번째는 이미 경험해봐서 그랬나 괜찮았다.






인천공항

2020년 2월, 백신은 소식도 없고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던 때라 공항이 정말 조용했다.






아무도 없다;;

정말 이 날따라 더 스파클링 클린 했던 인천공항





젤 앞자리!

 

230명이 탈 수 있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이날 탄 사람은 단 40명 정도




보통 때 보다 당연히 항공권이 비싸기도 했지만, 특히 대한항공은 많이 비쌌던 터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에어캐나다를 이용했던 시기이다. 나는 정말 다행히도 마일리지로 구매해서 이렇게 자리도 넓은 제일 앞자리로 정할 수 있었는데, 일주일 차이로 캐나다에 들어온 친구 말로는 에어캐나다는 중간에 한 좌석만 띄우고 빽빽하게 채워서 들어와서 정말 불편했다고 한다. 그동안 마일리지를 한 번도 안 쓰고 이 시기에 처음으로 쓸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비행기가 너무 텅텅 비어있어서 승무원 분들이 간식도 두 개씩 주시고 더 잘 돌봐주셨다.





이렇게 편하게 장거리 비행을 했던 건 아마 처음이 아닐까;; 이날 이후로 마일리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다시 차곡차곡 모아서 다음에 엄마 아빠가 캐나다에 놀러 올 때 꼭 이렇게 편한 자리로 예매해드려야겠다.






무사히 캐나다로 잘 돌아왔고, 정부가 호텔 격리를 시킬 거라는 엄격한 룰을 막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공항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냐는 내 질문에 '데리러 온 사람 없어? 응 그럼그럼 TTC 타면 되지! :)' 라는 대답을 받았다;;; 마스크 꼭꼭 쓰고 버스, 지하철 갈아타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옴ㅎㅎㅎ 이렇게 해외 입국자들이 도착해서 바로 거리로 나가도 되는 거면 호텔 격리가 무슨 소용^^ 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토론토 도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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