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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일본

[5일간의 에노시마] 1화. 에노시마 도착 & 카마쿠라 나들이 2016.08

by 브리초이스 2022. 10. 23.


내가 보려고 올리는 2016년 여름 일본 여행기.



여행이라기 보다는 당시에 토론토에서 컬리지와 파트타임잡으로 힘겹게 지내다 딱 2주간 시간이 비어서 일주일은 한국, 일주일은 일본으로 휴가를 떠났다. 지금의 한량 생활과는 정반대로 매일 엄청 치열하게 살았던 시기라 정말이지 이 휴가가 절실했다.






낮에 도착했는데 시나가와역으로 H가 픽업을 와주기로 해서 나는 공항에서 혼자 시나가와까지 이동. 장거리 연애를 하며 반년만에 만난 거였나?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서 생이별 할 때가 겨울이었으니... 공항 가는 아침은 물론이고 공항에서도 폭풍 눈물을 쏟으며 보냈는데 그래도 각자 토론토, 일본에서 생활을 하며 페이스타임도 자주하고 연락도 꾸준히 잘 하다 재회한거라 이 때 너무 애틋하고 반가웠다.









에노시마에 도착하니 어느새 늦은 저녁시간이라 H가 집에 있는 걸로 간단하게 저녁을 만들어줬다. 내가 히야야코(차가운 생두부에 간장, 가츠오부시를 올린 것)와 오징어를 좋아하는 걸 기억해서 만들어줬고, 본인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요리도 뚝딱해서 집에서 편하게 먹고 바로 쉴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보이던 풍경


당시 도쿄 출신이 아닌 H가 도쿄에서 구직중이었는데, 에노시마에 H의 삼촌이 주말이나 휴가용 집 개념으로 쓰시는 빈 아파트가 있어서 H는 이 곳에서 생활하며 도쿄로 면접을 보러 다니는 중이었다. 그래서 나도 딱히 여행이 필요한 건 아니라 에노시마에서 같이 지내며 5일간 여유롭게 요양을 하기로 했다.


에노시마는 오래 전에 도쿄에서 어학원을 다닐 때 딱 한번 와본 게 다였는데, H 덕분에 이렇게 조용한 동네에 머물며 매일 아침 창문으로 이 평화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저 멀리 후지산도 보였다.








도쿄에서 카마쿠라까지 나를 보러 와주겠단 K를 만나러 H와 함께 카마쿠라로 향했다. 마치 일드에 나오는 것 같은 이런 아기자기하고 엄청 느린 전차을 타고 이동했는데, 이때의 전차 안에서의 여름 풍경이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는 멀리 떨어진 마트에 장을 보러 가고, 누군가는 출근을 하는 길이었다.







아마 우리가 탔었던 전차가 이거였던 듯.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에노시마&카마쿠라의 정취가 잔뜩 묻어나는 그런 전차. 일본 사람 눈에도 귀여웠는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다.








K와 반갑게 만나서 셋이 카마쿠라에서 번화가로 기억되는 이 곳으로 이동했다. 역시 현지에 있는 남자친구 & 친구와 함께 돌아다니면 내가 길을 찾아야 할 필요가 하나도 없어서 너무너무 편하고 좋다.







K가 가고 싶다고 해서 함께 찾아간 Owl cafe. 다양한 올빼미들이 있는 카페였는데 만지는 건 안되지만 정말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신세계였다!








얼굴이 참 순하고 곱게 생긴 올빼미. 기억으론 목이 180도 이상 돌아갔던 거 같은데... 가까이 가도 날아가거나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그자리에서 지켜보는 게 참 신기했다. 그치만 사람들이 자신들을 구경하러 와서 귀찮게 할테니 겉으론 멀쩡해보여도 나름의 스트레스는 많지 않았을까?








노려보는 것 같지만 그냥 생김새가 그랬을 뿐ㅎㅎㅎ 하나같이 순하고 얌전했던 올빼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








지나가다 예뻐서 찍어둔 두부 전문점...?







바로 신선하게 만들어서 나온 전통 마차와 디저트. 너무 오래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엄청 썼던 것 같다.








여긴 도쿄살던 시절에 대만 친구들과 한번 왔던 기억이 있는 큰 부처가 있는 절. 그 당시 여길 다시 올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살다보니 여기를 두번이나 오게 되다니. 꼭대기에선 일자로 쭉 뻗은 길이 시원하게 보인다.








H가 아파트 주인인 삼촌이 가끔 에노시마에 오시면 함께 카마쿠라에 나와 들린다는 오래된 카페. 간단한 음식도 같이 나오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느낌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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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안 먹고 대신 마차 - 커피로 카페만 2번째 들른거라 각자 디저트도 함께 시켰다. 나는 감자토스트를 시켜봤는데 의외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카마쿠라에서 기차를 타고 일몰을 구경하기 좋다는 바닷가로 이동했다. 정말 오래전인데도 사진들을 보니 그때의 느낌이 그대로 떠오른다. 조용하고 한적한 바닷가에 우리 셋만 달랑 내렸는데, 나는 주택들 사이로 나있는 이 좁은 기찻길도 너무 신기해서 사진을 막 찍어댔고, 이런 풍경이 익숙한 H와 K는 별걸 다 좋아하는 나를 보며 흐뭇해했다. 여기가 아마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그 동네 근처였던 것 같다.








태풍이 오는 날이라 그랬나, 저녁시간이라 그랬나 근처 카페나 식당들은 문이 닫겨있었지만 넓은 창문으로 은은하게 비치는 노을 빛이 아련한 풍경을 더해줬다.







유명하다는 카마쿠라 해변 공원








일단 풍경은 근사했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파도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태풍이 가까이에 오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없었고, 오른쪽 도로로 파도가 넘어갈 것처럼 아슬아슬했던 이날의 날씨.








K랑 사진을 찍었는데 머리가 너무 휘날려서 멀쩡한 사진이 없고, 나는 하필 짧은 원피스까지 입어서 양손으로 치맛자락을 붙잡고 걸어야 했다.








파도는 어마어마했지만 오랜만에 셋이 모여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K도 토론토에서 만난 S와 당시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 둘은 결국 결혼을 했고 나와 H는 헤어지고 좋은 친구로 남았다.



아, 잊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이날 아침에 H랑 싸워서 난 아침부터 눈물바람이었고 이 약속을 취소할까말까 고민까지 했었던 게 지금 생각난다ㅎㅎㅎ 그래도 분을 삭히고 나가서 즐겁게 시간을 잘 보내서 다행이었네 :)






2022.11.01 - [데브리의 여행기/일본] - [5일간의 에노시마] 2016년 8월 에노시마 - 2화. 에노시마 구경

[5일간의 에노시마] 2016년 8월 에노시마 - 2화. 에노시마 구경

3일차. 전날 카마쿠라에서 K를 만나 셋이 잘 놀고 돌아왔고, 이날은 멀리 나가지 않고 에노시마 바닷가랑 높은 정상 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눈 뜨자마자 집에 있는 재료로 H가 야키우동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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