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도쿄에 사는 친구 K와 E를 만나러 아사쿠사로!
내가 도쿄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시절만 해도 아직 스카이트리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문득 마주하는 스카이트리가 낯설었다. 아사쿠사야 어학연수할 때도 와봤기에 새로울 건 없었고, 그 때 와보고 외관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빌딩들은 다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익숙하고 반가웠다.
H가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약속시간보다 늦었지만, 아무튼 K와 E를 만나 바로 몬자야끼를 먹으러!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몬자야끼였는데 친구들이 잘 구워줘서 그랬나 이게 이렇게 맛있었다니!!!
참고로 K는 엄청 놀기를 좋아하는 타입이라 토론토에서의 그를 생각하면 #일 #술&파티 #여자 딱 이 세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당시 정식 여자친구는 아니었지만 내 친구 Y와 현재 와이프 둘을 동시에 만나고 있어서 자주 연애상담을 했었고,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았지만 갑자기 현재 와이프(전 썸녀)가 일본에 돌아와서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해서 급하게 일본으로 귀국해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중간에 쉬는 타임으로 삼겹살도 시켜먹고. 진짜 신기하게 예전엔 특별히 맛있었다는 기억이 없었는데, 이날 몬자야끼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역시 일본에선 한끼에 딱 한번 많이 먹는 게 아니라 2차로 옮겨서 더 먹어야 제맛이다ㅎㅎㅎ 몬자야끼먹고 바로 2차로 근처 이자카야. 비오는 날 포장마차 같이 비닐로 가려진 야외 테이블에서 마시는 맥주는 꿀맛이었다.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K가 여기서 나한테 '길게 여행 온 김에 H 부모님도 뵙고 가는거야?'라고 질문을 하길래 '응? H 부모님을 내가 왜? 우리 몇 달전에 헤어졌는데?' ㅎㅎㅎㅎㅎㅎ K는 우리가 헤어진 걸 몰랐기도 했고, 헤어지고도 이렇게 전혀 거리낌없이 서로 챙겨주는 베프가 되어있다보니 내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ㅎㅎㅎㅎㅎ
체인으로 깔끔하게 차려진 큰 이자카야들 말고, 완전 아저씨들만 찾을 것 같은 이런 현지 스타일의 이자카야 너무 사랑한다 진짜.
낫또를 주머니에 넣어 그대로 튀긴 낫또아게?랑 이날 처음 접해본 규스지. 뭘 시켜도 다 맛있다 정말 몽땅 다!!! 친구들이 알아서 시켜주는 맛있는 안주 + 해도해도 끊임없는 수다 + 비오는 날 운치까지 더해 참 좋았던 이날 밤.
비가 오락가락해서 귀찮았지만, 아사쿠사까지 온 김에 구경은 하고가라는 말에 오들오들 떨며 친구들과 밤의 아사쿠사를 둘러봤다. 그러고보니 밤에 보는 건 처음이네?
정작 관광을 해야하는 건 나인데도 심드렁하게 보는 둥 마는 둥 하다보니 오히려 친구들이 나서서 여기서봐 저기서봐 요청을 하며 강제로 사진을 찍어줬다. 무슨 관광객이 이러냐며ㅋㅋㅋㅋ 지금봐도 관광객은 커녕 근처에서 퇴근하고 한잔하러 온 직장인 같은 모습이다.
비는 완전히 그쳤지만 바람이 불어서 쌀쌀했기에 근처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랑 차를 사서 마시고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밤 풍경을 더 구경하기!
가정이 있는 K는 우리와는 반대편 방향에 살아서 아사쿠사에서 헤어졌고, E는 H집이 있는 시나가와 근처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 요코하마에 살고 있어서 요코하마를 가본 적이 없는 나는 구경도 하고 H와 함께 E를 데려다주기도 할 겸 같이 요코하마로 갔다.
오래 전 나고야행을 택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살 기회도 있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이미 늦은 밤시간이기도 했고 여기는 바람이 유난히 더 심해서 이 야경을 감상하고는 E가 일한다는 회사 건물만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조용히 보내는 시간도 좋아하지만 역시 난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밖에서 시간을 보낼 때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다. 여럿이 함께라 더 좋았던 이날 하루!
* 이 글은 2017년 11월 - 12월 여행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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