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가 코로나 시작되고 올해 처음으로 가까운 런던에 미팅이 잡혀서 같이 다녀왔다. V는 출장으로, 나는 맛있는 저녁 먹고 스테이케이션 즐기고, 런던 시내도 구경하려고. 런던은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 주에 있어서 차로는 2시간-2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거리에 있는 소도시이다. 토론토 근교 도시들이 보통 그렇듯, 이렇다 할 관광거리도 없고 딱히 유명한 것도 없는 도시라 평소 관심은 없었지만 새로운 도시에 가보는 것은 언제나 설렌다.
하이웨이로 계속 달리지만 사실 특별하게 볼거리는 없는데, 런던에 가까워오자 말도 보이고 소들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목장이 많은 것 같지는 않고, 가끔 보이는 큰 회사들과 공장들, 넓은 농장 정도를 볼 수있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이런 풍경. 토론토에서 운전하기 시작해서부터 한 시간 넘게는 별 특징 없는 풍경만 펼쳐지므로, 딱히 구경할 건 없고 그냥 음악이랑 팟캐스트를 번갈아가며 들으며 가는 내내 수다만 떨었다.
토론토에서 오후에 출발했기 때문에 런던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이렇게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라 하늘이 너무 예뻤다. 특히나 런던은 다운타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높은 빌딩도 거의 없기 때문에 어디서든 하늘이 시원하게 잘 보였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Idlewyld Inn & Spa 이란 곳인데, 어차피 출장 때문에 묵는 호텔이라 금액 상관없이 어디든 묵을 수 있어서 런던에서 제일 비싼 호텔에서 묵으려고 찾아봤는데, 여기였다 ㅎㅎㅎ 런던 자체에 5성급 호텔은 없는 것 같았고, 다운타운 쪽에 4성급 메리어트나 모던한 호텔이 몇몇 있기도 했지만 다른 도시에 있는 메리어트랑 비교도 안될 만큼 동네 호텔 같은 느낌이었고, Idlewyld Inn & Spa은 3성급이지만 구글 평점도 4.7로 굉장히 높았고 무려 1878년에 지어진 로컬 랜드마크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이런 조용한 동네에 위치해있다.
객실이 단 21개 밖에 없는 역사 깊은 곳이라는데, 스파도 있고,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도 있고, 서비스가 굉장히 좋다는 리뷰를 봐서 룸 자체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도 안심이 되었다.
입구 쪽 풍경
V가 체크인하는 동안 혼자 살짝 둘러본 다이닝 룸. 이곳에서 결혼식이나 가족 파티 같은 것도 한다고 나와있었는데, 너무 아늑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잠깐 훑어봤을 뿐이지만, 들어오며 본 손님들도 그랬고, 일하는 직원들도 나이대가 좀 있었다.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조용한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젊은 층이 많이 찾을 곳처럼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나는 그런 점이 더 좋았다.
우리 객실은 3층에 있었는데, 계단으로 이동해야 했고 복도에 이런 그림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벽지며 카펫, 벽에 걸린 램프 등이 확실히 100년이 훌쩍 넘은 곳 다웠다.
곳곳에서 오래된 책상과 의자, 책장 등의 가구를 구경할 수 있다.
생각보다 작은 방 크기에 조금 놀랐지만, 뭐 아담하고 있을 건 다 있으니 괜찮았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침구나 가구 등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
홈페이지에 나온 사진으론 이렇게 예쁜데, 저녁에 도착해서 어둑할 때 봐서 그런가 사진이랑 방 분위기가 전혀 다르자나 이거ㅎㅎㅎㅎㅎ
다른 객실들은 이런 느낌. 객실이 21개밖에 없는 Idlewyld Inn & Spa의 좋은 점은, 이렇게 각 객실마다 유니크한 개성이 있다는 거다.
테이블 램프가 방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려서 찍어 봄. 이런 빈티지 느낌 너무 좋다.
창 밖 풍경은 건물 자체가 높지도 않고 평범한 주택가라 기대할 건 없다. 우리 방에선 바로 옆 주택이랑 주차장만 보였다.
그래도 이런 샤워 가운(영어론 robe)이 기본으로 나오는 건 너무 좋다 :)
왼쪽은 화장실, 오른쪽은 옷장. 티비가 스마트tv가 아닌 줄 알고 집에서 일부러 맥북을 가져왔는데 다행히 스마트tv라 잠들기 전까지 오징어 게임을 연달아 봤다.
짐만 풀고 바로 미리 예약해둔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옴.
아무래도 지금 시기가 시기인지라, 백신 접종 영수증도 확인하고, 이런저런 서류에 사인도 했다. 저녁 7시쯤이었는데 평일이라 실내에는 단 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우리가 유일한 숙박객에 유일한 디너타임 손님일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다른 손님들도 있어서 다행.
살짝 쌀쌀해서 실내에 앉을까 고민하다 테라스석에 앉아서 정원을 바라보며 식사를 했다. 다행히 난로가 있어서 따뜻했는데 오히려 너무 따뜻해서 밥 먹는 내내 얼굴이 뜨거웠지만, 바로 옆 테이블에 50-60대로 보이는 4명이 있어서 그분들 추우실까봐 우리는 그냥 참고 먹었다.
식전 빵과 함께 나온 올리브유에 발사믹 식초. 올리브유였나 발사믹 식초였나 암튼 둘 중 하나가 18년이나 된 거래서, 나랑 동갑이네? 라며 농담하며 먹었다ㅎㅎㅎ 둘 다 배가 고팠던 터라 정말 맛있게 먹고 빵을 리필해주셔서 또 먹었다.
Pan Seard Digby Scallops. 구운 조개관자(스캘럽)에 바삭한 베이컨, 스프링 콩과 양파튀김. 특히 토마토처럼 생긴 빨간색 페루비안 페퍼가 달콤하고 맛있었다.
내가 시킨 Grilled New York Striploin. 몇 oz인지 안 나와있어서 몰랐는데, 스테이크가 엄청 커서 우리 둘다 놀랐다. 맛은 괜찮았는데, 플레이팅이 맛보다 훨씬 훌륭한 듯 (데브리 맛집 카테고리에 못 들어가는 이유ㅎㅎㅎ).
V가 시킨 Toasted Pine Nut Crusted Salmon Fillet. 내 스테이크 양이 너무 많아서 먹느라 연어만 조금 먹어봤는데, 이것도 맛보단 플레이팅 스킬이 훨씬 뛰어난 걸로... ㅎㅎㅎ
입구에 보이는 저 테라스석에 앉아서 저녁을 먹었고, 다 먹고 나선 우리 둘 다 너무 배가 불러서 좀 걷고 싶었지만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서 길이 너무 어둡기도 했고, 날씨도 쌀쌀해서 오랫동안 걷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왼쪽 입구로 나와서 도로만 살짝 건너서 5분 정도 조금 걷다가 그냥 오른쪽 입구로 다시 돌아 들어갔다. 밤이 되니깐 더 예뻤던 입구와 정원.
이렇게 5분짜리 밤 산책을 끝내고 올라가서 오징어 게임 에피소드를 두 개 연달아 봤다.
2021.10.02 - [데브리의 여행기/캐나다] - 런던 1박2일 - 2일차 Idewyld Inn & Spa 조식, 주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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