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1편 먼저 못 보신 분들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2023.05.07 - [데브리의 여행기/캐나다] - 오타와 여행 2박 3일 - 2024년 4월 1편
근처 레스토랑에서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가 결국 낮잠까지 자고는 오후 느지막히 다시 나왔다.
오후가 되니 날씨가 흐려져서 돌아다니고 싶은 맘이 없었는데, V가 미팅이 잡혀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다. 어딜가든 꼭 거쳐야 했던 여기 (나중엔 여기를 설명할 때 '왜 삼각형 거기 있자나' 라며 맘대로 이름을 붙임).
이번에는 삼각형 거기에서 오른쪽으로 걸어서 바이워드 마켓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날이 어두운데 아직 가로등이 켜지지 않은 시간이라 굉장히 흐려보이는 거리.
벤쿠버 게스타운 같기도 하고 그랜빌 아일랜드 같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좀 더 조용했던 바이워드 마켓. 애매한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랬던 것 같다.
마켓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여기도 코로나의 타격을 받은건지 원래 이 계절엔 이런건지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아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었다. 캐나다 기념품은 대신 굉장히 많았는데 굳이 내가 살 필요는 없는 것들이고, 그 외 옷이나 쥬얼리 종류도 내 눈에 맘에 드는 게 있을리가 없다.
나와서 좀 더 번화해보이는 곳으로 향했는데 그 끝에는 CF Rideau Centre 쇼핑몰이 있었다. 오전에 가본 다운타운 쪽은 정부 기관이나 회사가 많은 빌딩숲 느낌이고, 여기 다운타운은 그야말로 쇼핑하고 먹고 마시는 그런 다운타운이었다.
이게 왜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벤쿠버 살 때 동부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이걸 먹고왔다는 게 기억에 남아서 나도 사먹어야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결국 패쓰 - 알고보니 토론토에도 있었다는ㅎㅎㅎ 여기서 굳이 안먹어보길 잘했군.
별 생각없이 이 라인의 작은 가게들을 구경하는데 crocs 매장이 있길래 들어가봤다가 결국 하나를 사서 나왔다는... 사실 크럭스를 자체를 사고 싶었다기 보다는 크럭스에 끼우는 스티커 같은 애 (Jibbitz)를 사고 싶다는 이유로 크럭스를 사버렸다.
다운타운을 좀 더 탐방하다가 전날밤부터 이상하게 컵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혹시나 있을까 근처에서 international supermarket을 검색했고, Universal Grocery라는 곳을 발견. 이곳에서 컵라면은 사지 못했지만 페루여행할 때 즐겨 마셨던 잉카 콜라를 보고는 너무 좋아서 두캔 사서 나왔다.
딱히 목적지 없이 그냥 돌아다니다가 CF몰에 들어가서 앉아서 잠시 쉬었고, 저녁은 혼자 먹어야 했기에 근처에서 간단하게 포장해갈까 고민하던 차에 V가 우리 호텔 근처에 푸드트럭들이 엄청 많으니까 한번 둘러보라고 연락을 줘서 그쪽으로 바로 이동했다.
오오! 첨엔 너무 신나서 둘러보다가 결국 죄다 메뉴는 푸틴이라는걸 알게 되고는 대실망을 했다... 아니 오타와 사람들이 푸틴을 이렇게 좋아했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날 여기서 푸틴 페스티벌이 있었던 것ㅎㅎㅎㅎㅎ
그냥 근처에서 스시나 검색해보고 테이크아웃할까 고민하던 차에 유난히 줄이 길었던 푸드트럭 쪽으로 가봤는데 여기서 Lobster Bacon Poutine을 팔고 있었다! 오 신선한데? 하면서도 고민에 고민을 하고는 결국 경험삼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여기서 주문해버렸다.
오오오 받아봤더니 랍스타가 은근히 많이 올라가 있어서 묵직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케찹이 놓여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냥 케찹을 좀 뿌려서 이렇게 들고 호텔까지 걸어왔다. 걸어서 3분 정도 거리라 호텔 방에 도착해서도 아직 따끈따끈 :)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양이 많아서 남겨뒀다가 밤에 V가 돌아왔을 때도 맛보게 해줬다. 룸에 전자렌지가 있어서 유용하게 씀.
혼자 룸에서 푸틴 먹고, 사온 크럭스 신어보고, 핸드폰 만지다 노을 지는거 구경하고 쉬었다. 원래는 일을 좀 하려고 맥북을 가져갔는데, 결국 잠깐 열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앞에서 노래부르는 영상이나 구경하다가 금방 밤시간이 되어버림. 의지만 있었다면 이 때 다시 나가서 더 멀리까지 구경할 수도 있었겠지만 날씨도 쌀쌀하고... 굳이 혼자 더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서 그냥 호텔에서 쉬었다.
이벤트에 참여했던 V를 데리러 갔다가 길을 헤맸고, 우여곡절 끝에 만나 밤의 바이워드 마켓을 구경했다. 여기서 대충 사진을 찍고 낮에 혼자 가봤던 곳들에 데려갔는데, 저녁 이벤트에서 이야기도 많이하고 와인까지 마시고 온 V가 피곤해해서 근처에서 버블티만 사서 우버타고 호텔로 금방 돌아갔다.
멀쩡했는데 자긴 자꾸 취한거 같다더니, 평소답지 않게 우버타자마자 우버기사한테 폭풍 수다 떠는 거 보니까 '아 그래... 취했구나' 생각이 들어서 돌아와서는 같이 티비보고 아침 조식 때 주문했다 다 못먹은 과일 나눠먹고 쉬었다.
담날은 멀리 안가고 또 호텔 1층에 있는 같은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었고, 체크아웃 시간까지 뒹굴거리다 11시 거의 다된 시간에 호텔을 빠져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킹스턴에서 맛있게 먹었던 포를 먹고 싶었는데 하이웨이 출구를 지나치는 바람에... 그냥 토론토 오는 길에 있던 정말 조그만 도시에서 딱 하나 있던 스시집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오타와에서 11시에 출발했는데도 결국 내가 집에 도착한 건 저녁 5시 반;;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1일차와 3일차에는 거의 밥먹고 이동만 한거라 온전히 관광을 한 건 결국 2일차 딱 하루 뿐이었다. 역시 이미 다녀와본 사람들 얘기가 맞았다. 오타와는 하루 관광으로 충분함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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