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정에는 없던 한국인 S언니와의 점심 약속! 도쿄에 오자마자 C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S언니 소식을 들었고, 갑자기 연락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 약속까지 잡게 되었다.
언니와 역에서 만나서 긴자에 있는 Centre The Bakery(セントル ザ ベーカリー 銀座店)라는 곳으로 같이 향했다. 언니가 고른 곳이었는데 오픈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줄이 길어서 깜짝 놀랐다. 인기가 많은 곳인줄은 알았지만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전에 줄까지 서야 할 줄이야...
결국 우리는 한시간 정도 이대로 기다려야 했는데 S언니랑 거의 10년만의 재회라 한시간 동안 폭풍수다를 떠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토스트 세트라는 걸 시켰는데 일단 테이블마다 이렇게 예쁜 토스트기가 준비되고 식빵과 다양한 잼 & 버터 등이 제공된다.
점심이라기 보다는 브런치에 가깝다. 식빵의 종류도 달라서 이렇게 설명서가 따로 있었고, 알아서 토스트기에 식빵을 구워 테이블 중간에 있는 잼과 버터를 골라 맘껏 발라서 먹으면 된다.
여행 내내 스시나 이자카야 음식 위주로 아저씨처럼 먹고 지냈는데, 언니 덕에 처음으로 여자여자한 이런 브런치를 먹어봤다. 여전히 나는 아저씨 입맛에 아저씨 스타일이지만 여기서 S언니랑 오랫동안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진짜 한국에서 오래전에 같이 공부했을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나 지났다니..... 그때는 언니가 결혼해서 일본에서 쭉 살게 될지, 나는 캐나다서 살게 될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어떻게 살다보니 이렇게... 당시 장거리 연애에 지쳐 헤어졌으나 일본에서 재회한 H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이 많았는데 언니가 형부 연애시절 이야기, 결혼 후 겪었던 문화 차이 등등 많은 조언을 해줘서 엄청 공감도 됐고 몰랐던 것들도 많이 배웠다.
쉴틈없이 몇 시간 수다를 떨고 나오는 길에 본 풍경. 테이블 마다 달린 조명도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예쁠까?
얘기하며 걷다보니 긴자의 어느 백화점.
이 백화점 유명한데 이름이 뭐였더라? 고베에 갔을 때 친구M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카레랑 난이 너무 맛있었다고 하니까 언니가 여기있는 무지루시(무인양품) 레스토랑에서 사갈 수 있을거라고 해서 왔던 것 같다.
화려한 긴자의 밤. 백화점 구경만 갔다가 나는 저녁 약속이 따로 있어서 이동했어야 했는데, S언니랑 이대로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결국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언니와 나 둘다 친한 한국인 동생 C를 불러서 셋이서 저녁까지 먹기로 했다.
나무들은 불쌍하지만 이렇게 전구로 돌돌말린 풍경은 너무 예쁘다. 나고야 살 때도 연말은 조용했지만 이렇게 예쁜 나무들이 번화가마다 있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가만히 서서 감탄하며 사진찍고 있는 나를 언니가 찍어줬다.
그렇게 퇴근하고 온 C와 함께 우리는 엄청 큰 우동으로 유명한 긴자의 쯔루동탄에서 저녁을 먹었다. 우동집이지만 고층에 있어서 뷰가 정말 예뻤고 테이블도 이렇게 프라이빗하게 나눠져 있어서 (코로나 전) 편하게 이야기하기에도 너무 좋았다.
진짜 세수해도 될 만큼 어마어마하게 컸던 쯔루탄동 우동.
워낙 곱창(호르몬)류를 좋아해서 이날 메뉴에 있던 곱창 우동으로 시켰는데, 양이 이렇게 많은데도 우동면이 탱글탱글 정말 맛있었고 국물 또한 끝내줬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었지만 다 먹었을리가 없... 더 먹다간 배탈날 거 같아서 적당히 먹고 포기해야 했다ㅎㅎㅎ 그래도 진짜 양 뿐만 아니라 맛도 최고!
* 이 글은 2017년 11월 - 12월 여행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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