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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의 여행기/남미, 쿠바

[5주간의 남미] 2020년 2 - 3월에 다녀온 (여자 혼자) 남미여행기 / 1화. 비행기표를 덜컥 사 버리다.

by 브리초이스 2021. 9. 4.


두구두구두구.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시작한다 -
1월 31일부터 3월 5일까지 총 5주간 페루, 볼리비아,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를 돌아본 남미 여행기.






작년 2월이라면 한국은 막 코로나가 번지기 시작할 때였지만, 캐나다는 어디서 한두 명이 걸렸다더라?라는 뉴스가 가끔 나올 정도로 설마 아시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가 여기까지는 오겠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즈음.



사실 오래 계획한 여행은 아니고, 새해가 되고나서 올해는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해봤을 때 일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한번 다녀와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럽이나 아시아 등 여러 곳을 생각해보다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들 힘들다는 남미를 먼저 다녀오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어? 남미 갈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케이 가자! 라고 바로 진행되지는 않았던 게 장기 여행을, 그것도 말이 통하지 않는 남미에, 여자 혼자 과연 가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컸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페루랑 볼리비아만 간단하게 보고 올 생각으로 2-3주를 생각했는데 일정을 짜면 짤수록 이왕 가는 김에 위험한 나라들은 빼고 웬만한 곳은 다 돌아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여행 일정을 생각해보다가도 아니야, 역시 못 가겠어...라는 생각에 며칠은 생각도 안 하고 포기했다가도 또 이것저것 검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때가 이미 1월 중순.




중간엔 토론토에서 동행을 구해서 같이 가볼까란 생각에 한인카페에 글도 올리고 몇몇 분들께 연락도 받았지만 만나기로 한 날 두 분 다 약속을 취소하셨고, 나도 생각해보니 잘 모르는 동행을 구해서 같이 다니느니, 그냥 혼자 다니는 게 더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즈음 또 고민이 되었던 게, 동행을 구한다는 글에 문자와 카톡을 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다름이 아니라 '여자 혼자는 위험하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연락드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이미 다녀오거나 남미에 살아본 적이 있는 분들이 혼자 여행 간다는 내가 걱정이 되어서 연락을 주신 것이다;;







그러다 어느날 카페에서 그냥 비행기 값만 알아보자라는 생각에 검색을 해봤다가, 딱 일주일 후에 출발하는 스케줄을 발견했는데, 에어캐나다 직항인 데다가 가격도 $911로 다른 날에 비해 저렴했다.


카페에서 이 스케줄을 검색해보자마자 이걸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그냥 질러버렸다. 딱 일주일 후 출발인 스케줄로. 이 때는 일정을 제대로 짜지도 않았고, 대충 페루-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 4개국을 돌아보려면 5주는 있어야겠지? 란 생각으로 5주 후 돌아오는 티켓까지 왕복으로 구매했다.



이 날 티켓을 사고 얼마나 가슴이 쿵쾅거렸는지 모른다. '미쳤다 나 진짜 미쳤다 진짜 가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일 먼저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를 하고, 토론토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V에게도 사실을 알렸다 (참고로 V는 내가 혼자 가는 걸 엄청 말렸던 친구).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이때 조금만 더 고민했더라도 결국 못 다녀왔을 것 같다. 내가 여행 다녀오고 일주일 차이로 토론토도 바로 락다운이 들어가서 더 늦었으면 캐나다 입국도 못했을 거고. 다시 생각해봐도 더 고민 안 하고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돌아보니 내 인생에 가장 잘 한일 중 하나였던 남미 여행.




노을이 너무 아름다웠던 페루 리마







살면서 정말 가장 힘들고 고생한 경험 중 하나인 페루 와라즈 트레킹







말이 필요없는 페루 마추픽추







마추픽추 만큼이나 좋았던 성스러운 계곡 투어







흐렸지만 감명 깊었던 우유니 첫 투어







다행히 날씨가 좋아져서 이렇게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 둘째날 투어







역사와 현재의 분노가 공존하는 칠레의 산티아고







깡시골 볼리비아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다시 마주한 도시, 산티아고의 아르마스 광장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이 나라 이 도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어디서 봐도 선셋이 정말 아름다웠던 몬테비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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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El Ateneo Grand Splendid








나도 오랜만에 다시 사진들을 들여다보니 그때처럼 가슴이 떨린다 정말로. 내가 어떻게 겁도없이 혼자서 그렇게 다녔나란 생각도 들고, 그때처럼 어디든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지금의 이 팬데믹 상황이 새삼 더 속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행을 못 가는 대신 이렇게 여행기라도 쓰며 대리만족을 해야겠다. 분명 길어질 거라 사실 엄두가 안 났는데 막상 이렇게 쓰기 시작하니깐 다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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